모두가 함께 살아가기란 힘든 것인가?

2009. 2. 23. 17:49카테고리 없음

월급 103만 원

지난 2월 15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일하는 김모(47) 씨의 통장에 찍힌 월급이다. 그는 월급 통장을 보고 눈앞이 캄캄했다.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과 네 식구가 한 달을 살아갈 생각에 막막하기만 했다.

그는 2001년부터 아산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다. 10년 동안 그가 만든 엔진을 단 소나타와 산타페는 미국와 유럽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, 현대기아차는 세계의 자동차회사가 됐다.

그 는 10년간 자신이 만든 소나타와 산타페를 한 번도 사보지 못하고 낡은 프라이드를 끌고 다녔지만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. 엔진공장에서 주야 12시간, 휴일 특근을 하며 받았던 월급 250만 원은 적지만 네 가족의 목숨이었다.

10년 일했는데"비정규직 130명 나가라"

지 난 주 현대자동차는 차가 안 팔린다는 이유로 엔진공장에서 일하는 13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했다. 차가 안 팔린다는 이유로 비정규직만 강제 퇴근을 시키고, 비정규직만 강제 휴무를 하더니, 급기야 비정규직만 해고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.

"나이 마흔 일곱인데 여기서 나가면 갈 곳이 있겠어요?"

잔업과 특근이 사라지고, 강제 퇴근과 강제 휴무로 반토막이 난 월급으로 간신히 버텼던 그와 동료들이었다. 그러나 회사는 경제가 어려워 어쩔 수 없다고 한다.

900억 원

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전용비행기를 구입했다. 미국 보잉사의 비즈니스 제트기(BBJ) 737-700기다. 구매에 따른 모든 절차를 마치고 지난주 초 김포공항으로 들어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. 항공기 조종사도 이미 채용했단다.

BBJ 737기는 조종사·승무원을 포함해 최대 20명까지 탈 수 있다고 한다. 최대 비행거리는 1만140km로 미국까지 직항이 가능하다. 현대차 관계자는 "그간 전용기가 없어 해외공장 방문 등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전용기 도입으로 비행 스케줄 조정과 해외 출장 기간 단축 등 이점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"고 말했다고 한다.


245명의 비정규직 20년 연봉

정 몽구 회장의 전용비행기 값인 900억 원은 현대차가 아산공장에서 해고하려는 비정규직 노동자 130명에게 연 2000만 원을 35년간 줄 수 있는 돈이다. 울산공장에서 에쿠스를 만들다 해고된 115명을 포함해 24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앞으로 정년이 될 때까지 2000만 원씩 받을 수 있는 돈이다.

정몽구 회장 전용비행기 값 900억 원은 1조9468억 원의 주식을 가진 정 회장에게는 4.6%밖에 안 되는 '껌값'일 지 모르지만 평균수명 13년을 단축한다는 야간노동을 하면서, 연봉 2000만 원도 받지 못하면서도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고, 정작 자신이 만든 소나타와 산타페는 평생 사보지도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평생의 일터를 지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다.

"다같이 살자 총고용보장"

현 대차 아산공장의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출근 선전전과 점심시간 공동집회를 열며 정규직-비정규직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. 전주공장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매일 아침 공동 선전전과 연대 집회를 하고 있다.

금 속노조 현대차지부는 경제 위기를 빌미로 한 구조조정에 대해 "공장 및 라인운영 관련 협의시 총고용보장을 전제로 비정규직 의제 상정를 상정해 우선해고와 차별을 저지한다"고 결정했다.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싸워 모두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다짐이다.

프 랑스 사르코지는 기업의 이윤을 노동자에게 배분하라고 했고, 미국 오바마는 '사장님'의 연봉을 제한하겠다고 했다. 노동자와 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. 월급 150만 원이 아까워 비정규직을 해고하면서 900억 짜리 전용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정몽구 회장을.



힘들때는 온 국민이 돈을 내서 살려주었던 현대자동차인데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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